
대낮에 조깅하던 흑인 청년을 마치 사냥하듯 쫓아가 총으로 살해한 백인 3명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조지아주 글린 카운티 법원은 7일 그레고리 맥마이클(66)과 아들 트래비스(35), 이웃 윌리엄 브라이언(52)에게 살인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맥마이클 부자에게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들은 2020년 2월 조지아주 브런즈윅 근처 서틸라 쇼어스 지역에서 아침 조깅 중이던 25세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 Ahmaud Arbery 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 평결을 받았다.
맥마이클 부자 등 3명은 지난 해 2월23일 주택가에서 조깅하던 알버리를 대낮에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맥마이클 부자는 트럭을 타고 아버리를 좇으며 권총과 엽총으로 3차례 총격을 가했고 브라이언은 또 다른 차에서 영상을 찍었다.
이 사건은 아무도 처벌받지 않은 채 묻혀 있었다가 해당 영상이 퍼지면서 두 달여 만에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조지아 검찰은 지난달 용의자들을 소환해 수사했고 맥마이클 부자를 먼저 기소한 뒤 일주일 후 브라이언을 기소했다.
지난해 법원 심리에선 마이클 부자가 아버리를 쏜 후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들은 동네에서 발생한 잇단 절도 사건에 아버리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트럭으로 5분간 추격했으며 총은 트래비스가 쐈다.
아버리는 조깅을 하던 중으로 파악됐으며 범죄에 연루됐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판사는 이날 선고에 앞서 아버리가 5분간 추격당하며 느꼈을 공포를 거론하면서 1분간 말을 멈췄고 침묵이 법정을 가득채웠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법정에 앉아있던 아버리의 부모는 눈물을 터뜨렸다.
아버리의 어머니는 이날 선고 전 법정에서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위협하지도 않았다”면서 눈물로 엄벌을 호소했다
아버리의 아버지도 “내 아들을 죽인 사람은 아버지 옆에 앉아 있지만 내가 내 아들 옆에 앉을 기회는 식탁에서도, 연휴에도, 결혼식에서도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이 사건은 발생과 재판 과정 내내 인종적 편견의 작동 가능성으로 미 전역의 관심을 받았다.
비무장 흑인이 무장 백인들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으나 사건 발생 70여 일이 지나도록 아무도 체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