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이민자 2세 여성이 200여 년 동안 백인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미국 보스턴 시장에 당선됐다.
2일 AP통신, N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미셸 우(36) 후보는 이날 실시된 보스턴 시장 선거에서 63.6%의 득표율로 같은 당 소속인 애니사 에사이비 조지 후보(36.4%)를 누르고 승리를 거머 쥐었다.
미국 동부의 대도시 보스턴에서 시장은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다. 보스턴이 1822년 첫 시장을 선출한 이후 199년간 백인 남성만 시장을 역임했다.
그는 보스턴 첫 여성 시장인 동시에 첫 유색 인종 그리고 아시아계 시장이다.
우 후보는 이날 밤 지지자들을 향해 “도시 곳곳에서 보스턴은 목소리를 냈다. 우리는 이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었다. 우리는 모두를 위한 보스턴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들을 몰아내지 않으며 이 도시를 고향으로 부르는 모든 사람을 환영하는 보스턴이 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우리는 보스턴을 번창하게 만들고 보스턴을 그린 뉴 딜 도시로 바꿀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우 후보는 1985년 시카고의 대만 유학생 출신 가정에서 장녀로 태어났다. 그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왔으며 2013년 28살의 나이에 보스턴 시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진출했다.
우 후보는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파 정치인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후계자로 꼽힌다. 우 후보는 워런 의원이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했을 당시 직접 지도를 받았던 제자다.
특히 우 호보는 워런이 2012년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당 선거캠프에서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임대료 안정, 대중교통 무료 시스템, 그린 뉴딜 정책 등 진보적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