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화물철도 노사가 치열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오는 16일 파업 시한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 되면 공급망이 마비와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되면서 하루 20억 달러(약 2조789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계속되는 릴레이 협상에도 합의점 여전히 못찾아
14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에 따르면 마티 월시 미 노동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 사무실에서 노사 양측과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진전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양측 협상가들은 오후 6시부터 장장 9시간 동안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12개 철도회사 노동자들은 지난 2020년부터 근무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해왔다. 사측은 5년 계약에서 24% 인상과 5000달러(약 696만1000원) 보너스를 요구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비상대책위원회 권고에 따라 대부분의 노조와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이 계약에는 1년에 유급휴가 1일 추가와 건강보험료 인상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중 SMART와 BLET(Brotherhood of Robilotive Engineers and Trainmen)는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파업을 막으려면 12개 노조가 모두 동의해야 하는데, 두 곳 조합원은 전체 노동자(11만5000명)의 절반에 가까운 약 6만명이다.
현재 질병이나 가족 비상사태로 결근했을 시 징계를 내리지 않는 등 출근 정책과 같은 주요 쟁점이 남아있다. 두 노조는 이 쟁점을 사측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합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사측은 이 문제에 묵묵 부답이다. 마감시한은 오는 16일 오전 12시1분이다. 이 때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철도 파업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20억 달러 손실”…경제적 파장 우려
관련업계와 시민들, 정계 및 행정부는 이미 경제적인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파업이 취약한 미국 공급망에 치명적인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데브 피셔 상원의원은 연설에서 “철도 운영이 중단되면 농업 시스템 전체가 폐쇄된다”며 “다가오는 수확기를 기다리던 농민들에게 이번 철도 협상이 미치는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철도협회는 파업 시 미국 경제가 하루에 20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농업단체들도 “협상이 결렬된다면 이번주 예정된 농업용 암모니아와 비료, 화학제품 출하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파업 위협으로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5일 간 에탄올 가격은 약 9.22% 올랐다.
승객들의 불편도 우려된다. 여객철도 기업 암트랙의 대변인은 “북동부 지역의 열차는 대체로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16일부터 모든 장거리 열차 운행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전긍긍’…법안 추진하려는 공화당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파업 가능성이 임박해지자 상당히 곤혹스러워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잇따른 국내 공항 결항과 지연 문제로 비판 받은 바 있다.
교통장관과 농무장관 등은 협상 양측과 끊임없이 소통해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노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합의를 촉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앞으로 행정부가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의회 역시 사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팔을 걷어붙였다. 로저 위커와 리처드 버 상원의원은 지난 14일 오후 대통령이 임명한 초당파 위원회가 지난달 제안한 계약 권고를 양측이 받아들이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려고 시도했다.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모두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이 법안 통과 시도를 막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