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공화당 중진 의원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에 합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중에 관련 법안을 성안하고 이르면 8일 처리할 예정이다. 이 법안에는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의 일반 무역 관계를 중지하는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권한을 부여하고, 미 상무부 장관에게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참여 중지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무역 제재는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러시아를 도운 핵심 동맹국인 벨라루스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의원들은 설명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세금 및 무역 관련 상·하원 핵심 인사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러시아를 국제 경제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원유 수입 금지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는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세계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미국에서는 금수 조치를 시행한다고 해도 유럽 국가들이 동참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날 러시아를 상대로 한 에너지 제재에 대해 독일과 헝가리가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제재에서 러시아 에너지를 제외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을 일부러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왔다”면서 “유럽에 난방, 이동, 전력, 산업을 위한 에너지 공급은 현재로서는 어떤 다른 방식으로 보장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즉각 반응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 이후 전날 국제 유가는 장중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며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신중한 입장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회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 입법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말에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관련한 내부 논의가 유럽 동맹 및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 논의는 (행정부) 내부에서, 그리고 유럽과 세계 전역의 우리 카운터파트와 함께 이뤄지고 있다”며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극도의 경제적 결과를 줄 조치를 계속하는 동시에 주유소 가격 영향을 제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데 가장 집중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