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설난영 씨를 향해 “자기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에 가 있다”고 말해, 여권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성 비하이자 고졸 비하 망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설난영 씨가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라는 자리에 가 있는 건 인생에서 감당할 수 없는 자리”라며 “이래서 발이 공중에 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설 씨는 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김문수 씨와 혼인을 통해 ‘고양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 남자와 결혼함으로써 자신이 더 나아졌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비판적 거리를 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김문수는 그냥 할배인데, 사고처럼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이라며 “한덕수를 대통령 후보로 세우려던 윤석열 패거리의 작업이 엉켜 생긴 사고”라고 평가절하했다.
유 전 이사장의 해당 발언은 설 씨의 학력과 경력을 직·간접적으로 조롱한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확산됐다. 설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노동운동에 투신해 노조위원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선대위 이성원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유시민 씨의 여성 인식은 ‘남편에 의해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뒤웅박’ 그 수준”이라며 “학력 비하에 여성 비하까지 겹친 희대의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그 발언은 개발주의 시대를 살아온 여성들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한 폭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또 다른 선대위 대변인 이민찬 씨는 “노인 비하, 청년 비하도 모자라 이제는 여성과 고졸에 대한 편견까지 드러냈다”며 “유시민은 아직도 직업과 학력에 따라 인간을 계급화하는 구시대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노골적인 계급적 우월의식”이라는 비판과 “야당 후보 배우자에 대한 조롱은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설난영 씨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비판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유 전 이사장은 이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공중에 발이 떠 있는 상태”라고 표현했다.
이번 사태는 향후 대선 정국에서 여성 유권자들과 중도층의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