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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가 ‘탄핵반대’집회 확산 … 서울대, 연세대, 전남대 등 ‘격세지감’

2025년 03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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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서울대 공동행동 참가자들과 탄핵을 반대하는 서울대인 및 시민들이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5.02.17. yesphoto@newsis.com

대학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민주화 성지’로 불리는 대학교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려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시대의 교내 풍경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그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탄핵을 반대하는 의견이 제기된 데 이어 일부 재학생과 극우 유튜버 등이 최근 대학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 ▲연세대학교 정문 ▲전남대학교 정문 등 이른바 ‘민주화 성지’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진행되면서 탄핵을 찬성하는 재학생들과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탄핵에 찬성하는 재학생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지난달 17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앞에서 “아크로폴리스에서 피 흘린 열사들의 피 울음이 들리지 않냐”며 “이곳에서 (계엄 옹호) 집회를 열어 신성한 아크로폴리스가 짓밟혔는데 열사들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라고 비판했다.

연세대 재학생도 지난달 10일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이한열 열사가 모셔진 학생회관에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시국선언을 한다는 게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같은 달 27일 광주 북구에 있는 전남대 학생들은 “5·18민주화운동의 발원지인 전남대학교에서 내란 옹호 세력이 5·18 정신을 더럽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광주 시민들이 12·3 비상계엄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건 5·18 민주화운동은 끝나지 않은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남대에서 일어나는 내란 옹호 행위에 침묵할 수 없다”고 외쳤다.

‘민주화 운동’ 구심점인 아크로폴리스·대학 정문

위 장소에서 계엄을 옹호하는 언동에 재학생이 분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들은 과거 ‘서울의 봄’과 ‘6월 민주항쟁’ 등 선배들이 부당함에 맞서 피를 흘리며 민주화 운동을 펼쳤던 본거지였기 때문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아크로폴리스에서 신군부의 탄압을 저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1980년 5월2일을 기해 2만여명의 학생들은 이곳에서 민주화대총회를 열어 신군부의 정권 장악을 비판하고 민주 헌법의 제정을 요구했다.

같은 해 5월17일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며 5·18 민주화운동이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재학생들은 아크로폴리스에 모여 사복 경찰의 눈을 피해 유인물을 뿌리는 등 부당한 국가 폭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신군부 정권을 비판하던 중 재학생이 숨진 사건은 해당 장소를 중심으로 민주화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1981년 5월27일 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인 고(故) 김태훈 열사가 5·18 1주기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을 사복 경찰이 폭행·연행하자 “전두환은 물러나라”며 아크로폴리스 근처인 도서관에서 몸을 던진 바 있다. 1987년에는 서울대 언어학과 학생회장인 고(故)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르기도 했다.

이에 서울대 재학생들은 다시 이곳으로 집결했고 6월 민주항쟁을 이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다른 민주화 성지로 꼽히는 전남대 정문은 5·18 민주화운동의 발원지다.

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됨에 따라 대학에 휴교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학생들은 5월18일 계엄군에 맞서 싸웠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학생들이 곤봉으로 구타를 당하는 등 부상을 입었고, 최종 진압일인 5월27일 2명의 학생이 전남대에서 사망하는 등 26명이 총격으로 숨진 바 있다.

연세대 정문은 6월 민주항쟁과 6·29선언의 도화선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1987년 6월9일 경영학과 2학년이던 고(故) 이한열 열사 등 연세대 학생 1000여명은 정문 앞에서 6·10 대회 출정을 위한 결의대회 집회를 열고 ‘박종철 열사 고문 살인 은폐 규탄’ ‘호헌 철폐’ 등을 외쳤다.

정문에서 구호를 외치던 이씨가 최루탄을 맞고 사망하자, 일부 거리와 대학가에서 울리던 목소리는 전국적인 ‘6월 민주항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모교인 연세대는 현재 그의 위패를 학생회관에 두고 있다.

학계에서는 탄핵 찬성이든 반대든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면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발언이 해당 장소에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찬행 충북대 사학과 교수는 “해당 장소들은 일종의 공동체 구성원이 기억하는 역사적인 장소”라며 “해당 장소에서 그러한 집회가 열리거나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하는 건 폭력적인 침탈이자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누구에게나 표현의 자유는 있고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해당 장소에서 계엄을 옹호하는 건 헌법을 파괴하기 위해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이용하는 언동”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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