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은 3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이 전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것에 대해 “우리 당 공천권을 가지고 제3자(전 목사)가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지만, 또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도 그 일에만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전 목사에 대해선 “우리 당은 전 목사와 강한 선을 그어야할 만큼 관계가 없었다”며 “전 목사는 그 분 역할을 하는 거고, 우리 당은 우리 당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분의 개인적 의견을 여러 분이 듣고 우리 당도 들을 건 듣고 참고할 건 참고하겠지만 아닌 건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 목사의 초청 자리에서 5.18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키자 김 최고위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시장은 김기현 대표가 김 최고위원 처리 문제를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홍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 지지도 하락 지속과 관련해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라고 김기현 체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통상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율이 급등하는데, 우리 당은 거꾸로 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지 분석하고는 있냐”며 “더불어민주당은 당대표가 부패에 휩싸여 거짓말 정당이 되고 있는데도 지지율은 고공행진”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소신과 결기, 강단을 보여주지 않으면 당이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전광훈 목사에게 발목 잡힌 당도 아닌데 저렇게 방약무인하게 욕설을 쏟아내도 한 마디도 못하면서 오히려 나에게 ‘지방일만 잘하라고’ 질타하느냐”며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스스로 추켜세웠으니 그 밑에서 잘해보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자유통일당으로 당명 개정도 검토해보라”며 “나는 그냥 대구시장이 아니라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내고 없어질 당을 바로 세운 당의 어른이다. 참 어이없는 당 대표의 발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