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숨진 채 발견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전형수씨가 유서에 이 대표의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라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40분께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전씨가 성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전씨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내다 사장 직무대행을 역임하다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그는 퇴임 직전인 지난해 12월2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한차례 영상녹화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었던 2015~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농협,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기업에 대해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시민 축구단인 성남FC에 133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씨를 상대로 해당 의혹 관련 사실관계 등에 대해 파악했으며, 이후에는 별도 출석요구나 조사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또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던 2019년 5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모친상에 조문을 갔던 인물로 알려져 최근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올해 1월 진행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쌍방울 그룹 전 비서실장은 “당시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전씨가 조문을 왔으며, 명함과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줘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전씨는 쌍방울 그룹 수사 관련해서는 수사 대상에 오르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한 차례 검찰 조사 등을 받으며 전씨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전씨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전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의 이름을 언급했으며,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취지로 토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이 유서의 내용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경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며 “제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성실하고 헌신적이고 유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이 분 수사한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데, 이 분은 반복적으로 수사 받았다”고 주장했으며 “그리고 검찰 압박 수사에 매우 힘들어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