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오후, LA 한인타운 내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체불명의 남성 3명이 대낮에 조직적으로 유닛 내부로 침입해 절도 행각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가드너나 도어대시 딜리버리 기사로 위장해 보안망을 뚫고 침입한 것으로 드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와 주민들 사이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조끼 입고 가드너 처럼 위장…문 따고 8분 만에 털고 달아나
이같은 사실은 피해자로 추정되는 한인이 본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해당 사건의 CCTV 영상을 공유하며 당시 상황이 알려졌다.
이 영상 속에는 형광색 반사 조끼와 밀짚모자, 블로어를 멘 복장의 남성 2명과, 가방을 든 또 다른 남성이 아파트 유닛 앞에 접근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아무런 제지도 없이 1초 만에 문을 따고 유닛 내부로 진입했다.

피해사실을 SNS에 올린 이 한인에 따르면 세 명의 도둑은 단 8분 만에 집 안을 뒤지고 물건을 챙겨 다시 그대로 달아났다. 현관문은 부서졌고, 내부 물품 일부가 도난당했지만 고가품은 없어 피해는 상대적으로 경미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CCTV까지 무력화했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집 안에 설치된 CCTV가 단 한 컷만 촬영되고 바로 꺼졌다”며 “인터넷 신호를 차단할 수 있는 장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유닛은 혼자 거주 중인 남성의 집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A 한인타운 또 뚫렸다”…“발코니·창문도 위험”
이 사건이 알려지자 해당 게시물에는 “이렇게 들어오는 걸 어떻게 막을 수 있나”, “대낮에 저 복장으로 들어오면 도어대시인 줄 알겠다”며 놀라움과 분노가 이어졌다.
작성자인 H씨는 “여러 차례 현관문 보안 시스템을 교체했는데도 또 뚫렸다”며 “LA 한인타운이 맞다”고 밝혔다.
이 SNS 게시물을 본 한인들은 “이 도둑들, 얼마 전 다른 피해자의 영상에 나왔던 사람들 같다”며 유사 범죄가 이미 발생했음을 시사했다. 한 이용자는 “요즘은 발코니, 옥상, 창문까지 다 침입 경로다. 흉흉하다”고 덧붙였다.
경찰 대응은 ‘미적’…경미한 사건으로 분류
H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 정도 사건으론 오지도 않는다더라”며 “더 큰 사건 처리하느라 바쁘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주택 보안 문제는 개인의 몫으로 남겨졌고, 입주민들은 무방비 상태로 또 다른 위협에 노출돼 있다.
“문 여는 1초, CCTV 무력화, 복장 위장”…신종 침입 수법 확산 우려
이 사건은 단순한 절도 이상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문을 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초, 내부 정리 후 이탈까지 8분. 외부에서 보기엔 평범한 배송 기사처럼 보이는 복장이 의심을 피하게 했고, CCTV와 네트워크까지 차단한 정황은 범죄 조직화 가능성을 암시한다.
커뮤니티 주민들은 “이제는 출입통제 시스템 강화, 현관 감시뿐 아니라 외벽 접근까지 대비해야 한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