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 한인들이 미국에서 설립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미국 소비자에게 먼저 인정받고 한국으로 역진출해 성공신화를 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생리대 등 생활용품부터 막걸리, 김치 등 식음료에 이르기까지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아마존 1위 생리대 라엘은 지난 2017년 한인 여성 3명이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대표 제품들을 한국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성공한 다음 한국으로 역진출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라엘 ‘유기농 순면 커버 생리대’는 아마존 출시 6개월만에 유기농 생리대 카테고리 1위를 기록하며 미국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은 이후 제품력만으로 전체 생리대 카테고리 1위까지 달성했다.
미국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라엘은 지난 2018년 한국 법인 자회사를 설립하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에서도 생리용품과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지난해 10월에는 단독으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라엘 밸런스’를 출시했다.

한인이 세운 김치 스타트업이 미국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김치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진출한 업체도 있다.
더키트는 2021년 미국에서 캔김치 브랜드 ‘피키위키’를 출시했다. 이 김치는 한인이나 한국인의 관점이 아닌 김치에 생소한 미국인 소비자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김치 제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피키위키는 마늘과 젓갈이 들어가지 않은 비건 인증 김치로 외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미국 아마존에서 김치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며 월마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더키트는 지난해 7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 소비자를 겨냥해 기존 오리지널맛 외에도 베트남 고춧가루를 첨가한 ‘매운 김치’와 스모크 오일로 볶아 불향을 더한 ‘훈제김치’ 신제품 2종을 내놨다.
가장 한국적인 술인 막걸리로 미국 입맛을 사로잡은 후 한국에 상륙한 막걸리 스타트업도 있다.
‘뉴요커 막걸리’ 마쿠는 미국 주류 회사에 다니던 한인 캐롤 박 대표가 막걸리에 매료돼 시작했다. 2019년 오리지널, 블루베리, 망고 3종 출시 이후 미국 시장에서만 100만캔 넘게 판매됐다.
미국 주류 시장의 RTD(Ready To Drink) 트렌드를 반영해 세련되고 심플한 디자인의 캔에 막걸리를 담아 미국 소비자들을 사로 잡았다.
일반 막걸리에 비해 단맛이 두드러져 막걸리 특유의 시큼함은 거의 없다. 마쿠는 뉴욕 브랜드지만 모티브와 영감은 모두 한국에서 출발했다. 막걸리도 한국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OEM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해 롯데마트의 러브콜로 롯데마트 보틀벙커에서 첫 선을 보였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