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민주평통 자문위원은 지난 12월 부산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통일로드맵 담대한 구상’ 시도별 통일정책 순회 특별강연회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라 차기 민주평통 자문위원 위촉 작업을 상반기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 사무처장은 “현재 기수인 20기 자문위원 임기는 2023년 8월 31일까지로 현재로서는 자진사퇴, 불성실 사유로 위촉 해제 등 결원이 발생한 자리 일부를 잔여 임기 동안 보궐 위촉할 것”이라며 “9월 1일부터 새 임기가 시작되는 21기 자문위원 선정과 위촉 준비 작업이 상반기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 사무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정책·통일정책을 자문·건의할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을 갖춘 분들로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과 맞는 보수 성향 인사들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을 물갈이할 것임을 시사했다.
석 사무처장은 앞서 지난 해 10월 취임사를 통해서도 친민주 성향 자문위원들을 교체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석 사무처장은 취임사에서 “제20기 민주평통 임기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정권 교체가 이뤄졌고 새 대통령께서 취임했다”며 “새 대통령님의 국정철학과 통일정책, 대북정책 등 기조에 충실하게 따르고 또 그 자문에 응할 수 있는 분들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을 재편해 민주평통이 새 정부가 추구하는 자유의 가치와 평화통일 정책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을 따르지 않는 자문위원들은 차기 자문위원 위촉에서 정리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자문위원단을 윤석열 정부의 대북 기조를 충실히 따르는 인사들로 채워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석 사무처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LA평통의 한 인사는 “최광철 미주지역 부의장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가 하나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가 친민주 또는 진보 성향 자문위원들을 차기 자문위원 위촉에서 대거 정리하게 될 것으로 본다”면서 “남북 대결적 인식을 가진 보수성향 인사들로 평통이 채워지게 될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석 사무처장의 이같은 뜻은 지난5일 최광철 미주지역 부의장에 대한 전격적인 직무정지 조치에서도 확인됐다.
평통 사무처는 “최광철 미주 지역부의장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가 부의장으로서의 부적절한 직무수행과 이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미주지역 내 분란과 갈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규에 따라 내린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광철 미주지역 부의장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과 엇박자를 내온 친민주 성향 자문위원들에 대한 물갈이 신호탄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를 겸하고 있는 최 부의장은 지난 해 11월 워싱턴DC에서 ‘한반도 평화 콘퍼런스’를 개최했지만 보수 성향 한인 단체들은 이 행사가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기조와는 다르다며 반발해왔다.
한편, 평통 사무처는 지난 12일, 미주부의장 직무대행에 휴스턴 평통 박요한 회장을 임명했다. 평통 사무처는 직무대행을 임명하면서 기간을 명시하지 않아 20기 임기가 끝나는 8월 31일까지 직무대행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