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에서 공연예술을 전공하는 한인 학생이 최근 한국 전래동화 심청전을 소재로 디즈니 스타일 뮤지컬을 작곡해 부른 영상이 화제라고 2일 CNN이 보도했다.
심청전은 아버지 심 봉사가 눈을 뜨길 바라며 효녀 심청이 공양미 300석을 받고 인당수에 몸을 던졌다가, 용왕이 심청의 효심에 감복해 심청을 돌려보낸 후 뭍에 돌아온 심청이 황제와 결혼하는 이야기다.
한인 3세로 알려진 줄리아 류(22)는 올해 초 “디즈니 공주 중에 한국인이 없길래 내가 만들어봤다”라며, 41초 길이의 영상을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에 공개했다.
처음 올린 영상에서 류는 얼굴을 디즈니 캐릭터처럼 바꿔주는 필터를 적용한 채 한복을 입고, 창작 뮤지컬 심청전의 넘버 ‘다이브(Dive)’를 열창하는 모습을 담았다.
당시 그가 부른 넘버 다이브는 “바다의 모든 물고기도 이젠 나를 막을 수 없어”라며 “세상에 어떤 파도도 나를 흔들 순 없어, 난 임무 수행 중이지, 그냥 나를 지켜봐”라는 가사가 담겨 있다.
이를 두고 CNN은 해당 넘버가 “청자에게 용기를 갖고, 그 어떤 것에도 지지 말라는 메시지를 실어 보낸다”고 설명했다.
류가 공개한 영상 속 노래는 그가 졸업작품으로 기획한 한 시간 분량 뮤지컬 ‘심청: 전래동화(Shimcheong: A Folktale)’의 일부라고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현재 조회수 90만회 이상을 기록했으며,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디즈니는 어서 제작을 결정하라”며 “디즈니 영화로 개봉하자마자 보러 가겠다”는 등 댓글을 남겼다.
앞서 6살 무렵 부모와 함께 미국에 정착한 한인 2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류는 성장 과정에서 한국 사회와 큰 접점이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2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와 함께 살 게 돼,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류는 전했다.
류는 정체성과 소속감을 찾아가는 여정이 창작의 근간이 됐다며 “조부모님과 대학 시절 경험에서 (심청전 창작의)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노래가 다양한 사람들이 화합을 이루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류는 덧붙였다.
이어 류는 15살부터 작곡을 시작했지만, 당시에는 “안정적인 것 같지 않은 직업에 뛰어들기가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예술 관련 학과 진학에 부담을 느낀 류는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하기로 하고 메디컬 스쿨에 입학하기 위한 과정인 프리메드(Pre-med)에 입학했다.
다만 대학 입학 후 1학년 때 하버드 주최 뮤지컬 창작 행상에 참여하는 등, 창작 활동을 이어오던 류는 2학년 과정을 마친치고 공연 예술 전공으로 전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는 전과 전 교내 행사에 참여할 때 공연 창작물에 아시아계 캐릭터를 찾아보기 힘든 점이 눈에 밟혔다며, 이는 훗날 자신이 아시아계 뮤지컬을 창작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여파로 공연계가 타격을 입자, 온라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과 ‘젠지(GenZ)’가 의외의 지점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젠지는 ‘제트 세대(Generation Z)’를 이르는 준말이다.
앞서 유명 틱톡 사용자인 가수 캐서린 린 로즈는 영화 ‘아바타(Avatar)’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등을 뮤지컬로 각색한 노래를 작곡해 플랫폼에 공유하기도 했다.
90만 회가 넘는 심청전 영상 조회 수에 더해 수많은 응원 댓글과 팬 아트를 받은 류는 “항상 바라왔던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생애 처음으로 느꼈다”며 “그 따뜻한 소속감을 느끼는 곳이 틱톡 같은 (플랫폼)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