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 ‘흑호(黑虎)의 해’, 나쁜 기운 액 막는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호랑이 중에서도 검은 호랑이(黑虎) 해다. 천간(天干)의 아홉 번째 글자인 ‘壬(임)’이 검은색에 해당되어서다.
민간에서 호랑이는 용맹함과 슬기로움, 고독과 은둔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산신령의 수호자이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산신령으로 통하는 영물이기도 하다. 동시에 성격이 사나우며 급하고,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약 120년 전에 출간된 여행기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rs)(1897)’에서 저자 비숍(1831~1904)은 “조선 사람들은 반 년 동안 호랑이 사냥을 하고, 나머지 반 년 동안은 호랑이가 조선 사람을 사냥한다”고 하며, 조선에는 많은 수의 호랑이가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호랑이와 관련해 ‘한국구비문학대계’에서는 1000건 이상의 설화를, ‘조선왕조실록’에서는 700건 이상의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구술과 기록으로 대표되는 두 문헌에 나타난 방대한 호랑이 흔적은 오랫동안 호랑이가 우리의 삶과 함께했다는 증거다. 기우제에 호랑이 머리를 사용했다’ ‘호환이 있었다’는 기록과 더불어 어려운 일, 힘을 상징하는 일 등에 비유됐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의 배필 자리를 놓고 호랑이와 곰이 경쟁을 벌여 곰이 승자가 됐다. 그러나 우리 민속에서 호랑이는 곰보다 월등하게 많이 등장한다. 이는 구술과 기록에 나타난 수많은 호환의 흔적으로 유추해보면,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호랑이는 우리 문화에서 숭배의 대상으로 자리를 잡는다.
호랑이를 신으로 삼고 제사를 지낸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기록, 호랑이를 산군(山君)이라 부르며 무당이 진산(鎭山)에 도당제를 올린 ‘오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 등 호랑이는 우리 땅에서 산신, 산군, 산신령 등으로 불리며 신으로 섬겨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