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영국 여학생이 ‘성 중립 화장실'(남·녀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에서 폭행을 당했다. 피해자의 부모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학생 복지보다 소수자 권리가 우선되고 있다’며 반발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7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에 있는 칼루돈 캐슬 학교에 재학 중인 13세 익명 여학생이 화장실 사용 중 남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성 중립 화장실을 사용 중이던 피해 여학생은 “한 무리의 소년들이 억지로 화장실에 들어오려고 했다. 문을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라고 말했다. 여학생은 남학생들이 열어젖힌 문에 머리를 맞았으며, 남학생들에게 폭행 피해를 당했다. 이후 여학생은 머리의 상처를 치료하고 엑스레이 촬영을 하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건 소식을 접한 여학생의 어머니 젬마 브레넌(40)은 즉각 반발했다. 젬마는 “사건 경위를 듣고 어떤 일이 일어났는 지 곧장 알아차릴 수 있었다. 평상시에도 화장실 걸쇠가 부서져 있어, 여학생들이 공용 화장실을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없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브레넌은 “학교 측이 ‘소수자 요구’를 우선시하기 위해 학생들의 안전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칼루돈 캐슬 학교의 9학년 교실이 있는 복도에는 성 중립 화장실만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 여학생은 여자 화장실이 없어 생리를 할 때가 되면 학교에 나오는 것이 꺼려진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영국 국회의원 존 헤이스 역시 해당 사건에 대해 “아직 어린 나이의 학생들은 성별을 불문하고 본인의 성별만 출입 가능한 사적인 공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논평했다.
학교 측은 폭행을 가한 남학생이 학칙에 의거해 제재받았으며, 전반적인 성 중립 화장실 시스템 역시 재정비하겠다고 밝혀 논란 진화에 나섰다. 사라 켄릭 교장은 교내에 설치된 모든 성 중립 화장실의 걸쇠를 수리했으며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교직원에 의해 관리·감독 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