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물가 고공행진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 본격적인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왔지만 미국인들이 꽁꽁 지갑을 닫고 있다.
물가인상과 이자율 상승, 낮아진 수입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연방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리테일 판매는 전 달보다 1.3% 상승했던 10월 이후 0.6% 낮아졌다.
특히 가구, 전자제품, 홈 앤 가든 스토어 판매가 부진했다.
8개월 전 물가 인상이 최고조에 달했던 이후 미국인들의 소비는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계속해서 오르는 물가에 연말을 앞두고 하향 곡선으로 돌아선 것이다.
40년 만에 최고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던 지난 여름을 지나긴 했지만, 여전히 11월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높았다. 앤드류 헌터 시니어 연방 의회 경제학자는 리테일 판매 감소는 더딘 취업율과 낮은 저축율을 뜻한다고 전했다.
헌터 박사는 앞으로 3개월여 간은 소비가 크게 줄진 않겠지만 내년 초부터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판매 역시 2.3% 감소했고 스포츠 용품은 0.6%, 월마트, 타겟 등 일반 상품 판매는 0.1% 감소했다. 홈 앤 가든 용품점의 판매는 2.5%로 크게 떨어졌다.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의 다양한 지원으로 취업과 임금 인상 등이 꾸준히 이뤄졌지만 현재는 많은 미국인들은 추가 수입 없이 저축한 돈을 사용해가며 소비 수준을 간신히 맞춰가고 있기 때문에 곧 소비가 급격한 감소세로 접어들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미국인들의 저축율은 지난 10월,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크레딧 카드 사용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전국 총 크레딧 카드 빚은 7월-9월 쿼터보다 15% 올라 최근 20년간 가장 큰 폭의 인상을 보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깜짝 강세를 보였던 미국인들의 소비는 내릴 줄 모르는 물가로 인해 당분간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버팀목인 소비가 주춤하게 되면 당연히 경기 불황이 찾아오게 되며 도미노 경제 붕괴마저 우려되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