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소비 증가세는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부문별로 보면 식당과 술집 등에서의 소비가 늘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따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에 직면해 올해 초보다는 느린 속도로 소매 지출을 증가시켰다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소매판매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전월 대비 0.3% 증가해 1월(4.9%)보다는 둔화됐다.
온라인 지출, 가구와 전자제품과 같은 재량 품목의 구매는 줄었고 국제유가 상승과 반도체 칩 부족 등으로 인한 중고차 값 상승으로 휘발유와 자동차에 더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2월 소매판매 보고서가 소비자들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외식 부문 지출이 2월 2.5% 증가해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는 것이 근거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분석가 루벨라 파루치는 “코로나19 사태의 감소세로 사람들이 상품보다는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그는 서비스 부문의 소비가 더 탄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 인상을 추진 중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리들에게 각 가계의 재정이 양호한 상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휘발유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 판매는 2월 0.4% 감소했다. 이는 지난 1월 5.2%의 상승률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소비 심리를 더 위축시키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첫 두 달은 미국 소비자들이 기꺼이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경제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는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2022년 연간 소매판매가 6%에서 8% 사이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021년 14%에서 감소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트웨스트 미국 수석 경제분석가 케빈 커민스는 “(각 가계가) 대유행 기간 동안 쌓아온 초과 저축은 휘발유 가격 상승과 같은 타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분명히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