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종 원자재 재고가 급감하면서 국제적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통신, 비즈니스라이브 등 외신에 따르면 알루미늄을 비롯한 구리, 팜유 등의 비축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비즈니스라이브는 무역 대기업 트라피구라 그룹이 알루미늄 구매자들에게 2024년 초에는 세계 비축량이 바닥나 심각한 부족 현상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대유행으로 인해 국제 경기가 위축됐다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식품 포장, 자동차, 비행기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수요가 급증했다.
트라피구라의 알루미늄 거래 책임 책임자인 필립 뮬러는 “알루미늄 재고가 바닥나면 가격 포물선이 급등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루미늄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는 예측하지 않았지만 재고 부족은 공급과 수요 균형이 더욱 극단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부터 알루미늄 가격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알루미늄 선물 계약이 현물 가격보다 싼 현상이 나타나면서 공급이 위축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공급량이 부족하면 매수자들이 즉각적인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현물에 더 큰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때문에 현물이 비싸지는 현상이다.
LME와 상하이선물거래소가 조사한 알루미늄 비축량은 2008년 이후 거의 최저 수준이다.
뮬러는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새로운 알루미늄 제련소가 건설돼야 하지만 단기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라고 말했다.
더 비싼 알루미늄은 각종 소비재 가격을 더 올릴 수 있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일부 월가 은행들은 상품가격이 장기간 오르는 이른바 슈퍼 사이클이 수년 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트라피구라만이 가격 인상을 예상한 것은 아니다. 골드만삭스도 유례없는 공급긴축에 직면함에 따라 향후 12개월 이내 알루미늄이 톤당 4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FT에 따르면 LME의 23개 선물 계약 중 9개가 선물이 현물보다 싼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은 1t당 3200달러를 넘었다. 이는 13년 내 최고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로 가스 가격은 연일 급등하고 있고 구리 재고는 40만t을 웃도는 수준이다.
외신은 이러한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위기에 처했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나타난 인플레이션을 가중하는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