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미국, 기준금리 첫 인상 6월로 예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에 돌입하기로 한 가운데, 투자은행(IB) 등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6월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대체로 FOMC 결과가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첫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6~12월로 봤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일(현지시간)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이달 말부터 채권매입 축소를 개시하기로 했다. 연준은 11~12월 매달 국채 1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달러씩 총 150억달러 축소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기관에서는 미국 연준의 첫 금리인상 시기를 당초 예상 시기보다 앞당겨 잡았다.
씨티는 첫 금리인상 시점을 내년 6월로 6개월 앞당기며, 내년에만 세 차례 금리를 올린다고 전망했다.
씨티는 “내년부터는 테이퍼링 속도가 경제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뀔 여지를 둔 점에 주목하며 자산 매입 축소폭이 매월 150억달러에서 200억~3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 타이트한 노동시장을 고려해 첫 번째 금리 인상 시점 전망을 내년 12월에서 6월로 변경한다”고 내다봤다.
또 “연준 의장이 라엘 브레이너드 등 비둘기파 인사로 교체되지 않는다면 내년 9월, 12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다소 완화됐다”며 “파월 의장이 팬데믹이 완화되면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것이며 임금상승 등 타이트한 노동시장 지속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한 점 등에 비춰 금리인상에 급히 나설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으며 내년 4분기 첫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연준 “11월 중 테이퍼링 개시”…기준금리는 동결
또 “테이퍼링이 6월 또는 그 이전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6월 FOMC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노무라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방위험을 인식하고 ‘기대된다’는 표현을 추가한 것은 연준이 공급측면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기 위한 금융여건 긴축이 시급하지 않다고 본 점도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공급 측면에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UBS는 내년 중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는 “정책결정문에서 ‘일시적 인플레이션이 기대된다’고 표현이 약화된 것에 주목하며 향후 수개월간 인플레이션 지표가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2월 FOMC에서는 ‘일시적’이라는 표현이 삭제되고 매파적인 방향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여 조기 금리인상을 위한 테이퍼링 속도 상향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또 “실업률보다는 고용수준이 완전고용의 판단기준이 될 것”이라며 “연준이 광범위하고 포용적인 완전고용 목표를 고수하는 가운데 내년중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테이퍼링 개시 소식에 이날 미국 10년물 금리는 1.6%대로 올라섰다.
웰스파고는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조절할 여지를 둔 점에 주목하며 파월 의장이 시장 기대를 크게 부인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볼 때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말 1.75~1.80%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