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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 타임스케치] 고려, 거란을 물리치다 …”우리가 Korea인 이유”

거란 물리친 고려, 남송과 함께 동북아 3대 중심축...조선사 편향 벗어나 고려사에 더 관심 가져야

2023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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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일컫는 영어로 China말고 Cathay가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 말을 별로 달가와 하지 않는 눈치다. 그래서 그런지 이 단어를 접할 수 있는 곳이 영국계 홍콩 항공사 ‘캐세이 퍼시픽(Cathay Pacific)’과 ‘캐세이 뱅크(Cathay Bank)’ 등 그 쓰임새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은 진시황이 대륙을 통일한 후 여러 차례 나라가 바뀌는 역사에서 이민족에 의한 통치가 여러 번 있었다. 몽골의 원나라, 여진족의 금나라, 만주족의 청나라 등이 그것인데 그보다 훨씬 전에 거란이 세운 요(遼)나라가 있었다.

11세기 만주 지역에서 중국 북부 지역을 아우르는 광활한 지역을 차지한 대제국이었다. 요나라가 자신들을 거란 즉, ‘키탄(Khitan)’으로 부른 것을 서양에서 ‘키타이(Kitai)’라고 받아들이고 이것이 영어로 ‘케세이(Cathay)’가 되었다 한다.

이로인해 서방은 중국 북쪽을 키타이, 남쪽을 차이나로 부르면서 서로 다른 두 문화권으로 알다가 후에 두 곳이 같은 나라임을 알았다는 거다. 그러니 이민족 정복에서 비롯된 이름이 중국으로썬 썩 내키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그런 거란이 1004년 고려를 침공했다. 거란은 이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고려를 쳐들어왔는데 모두 알다시피 1차때는 서희의 외교 담판으로, 3차 때는 강감찬의 귀주대첩으로 물리친 것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2차 침공 때 세계전쟁사에 길이 남을 신출귀몰의 작전으로 거란을 물리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양규 장군이다.

무려 40만의 거란 대군을 상대로 지금의 평북 의주인 흥화진에서 피눈물나게 성을 굳게 지켜냈다. 이에 포기한 거란군이 남진하자 성에서 나와 1,700명의 병사를 이끌고 6,000명이 지키는 곽주성을 공격해 거란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그 안에 갇혀있던 7,000명의 백성까지 구해 냈다. 성을 함락시키려면 성을 지키는 병력의 4배는 돼야 한다는 데 불과 4분의 1 군사규모로 이룬 기적같은 승리였다.

이후에도 양규는 퇴각하는 거란군을 상대로 여러 차례 싸워 7,000여 명을 적군을 죽이고 포로 3만여 명도 구해내고 장렬히 전사했다. 그의 목적은 적을 죽이는 것보다는 백성들을 살리는 것이 먼저였던 것이다.

이 후 강감찬의 귀주 대첩을 끝으로 고려는 당시 세계 최강 거란을 물리침으로써 북의 거란과 남의 송나라와 더불어 중앙 및 동북아시아가 3국의 세력으로 균형을 이루는 한 축이었다.

당시 황제국 고려의 군주는 현종 때였다. 한국사 유일의 사생아로 고아가 되어 온갖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즉위한 그는 항복하고 나라 땅의 일부마저 넘겨주자는 신하들의 의견에 맞서 구국의 신념으로 몇 안되는 장군들과 함께 외롭게 나라를 지켜냈을 뿐만 아니라 고려의 번영을 이룬 성군으로 칭송받는다. 말하자면 두 사람은 고려의 세종대왕과 이순신인 셈이다.

지금 한국에서 실로 오랫 만에 정통사극 ‘고려-거란 전쟁’이 인기를 얻고 그동안 그만 그만한 드라마에 식상하던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한다.
1차 침공 때 거란의 장수 소손녕은 고려 북쪽 땅의 일부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서희는 고구려를 계승해 고려라 이름 지었으며 수도도 개경으로 삼은 이유 등을 내세워 담판으로 오히려 두 나라 사이에 있던 압록강 동쪽 땅의 일부를 요나라로부터 돌려받고 물리쳤다.

또한 지금의 ‘코리아’ 영문명도 고려에서 유래된 것을 감안해 볼 때 위상 높은 대(大)고려사와 아울러 양규 같은 영웅도 역사책에서 조선 못지않게 비중 있는 부분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그동안 TV사극이 대부분 조선시대에 편중돼 있었고 화폐 인물도 모두 조선 시대인 것에서 벗어나 우리의 역사 인식의 안목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기사 [김학천 타임스케치] “나의 죽음 알리는 부고기사 써보라

관련기사 [김학천 타임스케치] WP 기자가 고백한 증조부 이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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